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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랑 Loves Spring

The Abduction of Psyche – William Adolphe Bouguereau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 벌을 받고 인간 세상에 내려오기 전 천사 미하일은 가난하고 착한 구두장이 시몬에 의해 생명을 구하게 된다.

추운 길거리에 누워 있는 미하일을 거두게 된 시몬은 아내의 구박에도 불구하고 그를 극진히 보살피게 된다. 숙련된 자신보다 구두를 더 잘 만드는 미하일 덕분에 돈도 벌게 된 구두가게. 어느덧 세월이 지나 신이 자신을 용서하게 되었다고 말하자 방안이 환해지며 미하일은 천사의 모습으로 변하게 된다. 그리고 하늘로 다시 떠나는 미하일은 구두 장인에게 그동안 말 못했던 사연을 말하게 된다.

 

Rêve de printemps – William-Adolphe Bouguereau

 

어느 가련한 여인의 영혼을 가엾게 여겨 데려오지 못한 미하일은 벌로 세 가지 질문의 뜻을 찾을 때까지 인간 세상에 머무를 것을 명령받고 추방되었다. 구두 수선을 하며 그동안 인간들의 삶을 지켜보던 미하일은 많은 것을 깨닫게 된다. 자신의 죽음을 한 치 앞도 바라보지 못한 채 1년을 신어도 튼튼한 구두를 만들라며 호령하던 귀족을 보고 사람의 우매함도 알게 되었지만. 엄마를 잃은 아이들을 사랑으로 키우는 여인을 보고 ‘사람은 사랑으로 산다’는 것을 알게 된다. 결국 알몸으로 버려진 자신을 거두어 보살 펴 준 시몬의 마음 또한 사랑이었기 때문이다. 미하일은 시몬에게 사람은 사랑으로 산다는 말을 남기고 다시 하늘로 돌아간다.

 

레오 톨스토이

 

<전쟁과 평화>, <안나 카레니나> 등 대서사시를 쓴 러시아의 대문호 레오 톨스토이의 단편인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의 내용이다. 냉철한 문체의 솔제니친조차도 1967년 출판된 <암 병동>에서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에 대한 이야기를 언급한 것처럼 참으로 담담한 내용의 <사람은 무엇으로 사는가>는 ‘사랑’에 대해 가장 명확하게 다루어진 단편이기도 하다.

 

The First Kiss – Adolphe William Bouguereau

 

우리는 내일이 아니라 오늘 밤에 일어날 일 조차도 알 수 없다. 언제나 모든 것을 다 알고 있는 듯이 살고 있지만 어떤 일이 일어날지도 모르는 어둠 속에서 사는 것과 다를 바가 없다. 최전방의 군인처럼 그렇게 깜깜한 인생 속에서 우리는 힘겹게 살아가고 있다. 그러면서도 희망을 잃지 않고 살아갈 수 있는 힘의 원천은 바로 ‘사랑’이다.

사랑은 남녀간의 사랑만이 아니다. 부모와 자식간의 사랑, 형제와 친구간의 사랑도 있겠지만 내 인생을 사랑하고, 내 일을, 나의 모든 순간까지도 진정으로 최선을 다해 사랑할 수 있을 때 우리는 후회 없는 삶을 살 수 있다.

 

Flower

 

이제 화이트데이가 다가온다. 하얗고 순수한 사랑만을 기대하다 보면 언제나 서로에게 혹은 나 자신에게 실망하게 된다. 그저 담담하고 서로를 바라보고, 나 자신을 바라보는 시간을 가지며 사랑을 기다려 보자. .
때로는 아름다운 카드에 그간 하지 못했던 사랑의 메시지를 보내보자. 때로는 나 자신에게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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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대여 아무 걱정하지 말아요.’ 라고 노래하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