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러브 스토리 Valentaine’s Day

 

The Love Letter – Jean Honoré Fragonard

 

발렌타인 데이

 

“지금 사랑하지 않는 자, 모두 유죄”라고 노희경 작가가 그랬던가? 사랑하지 않는 것이 죄가 되는 세상이라면, 사랑하지 않는 자의 형량은 얼마나 될까. 무기징역이나 사형만큼은 면했으면 좋으련만. 이런 쫄리는 가슴은 사랑에 빠진 자들은 결코 알 리 없는 고통이다.

 

영화 <더 랍스터, 2015>

 

“짝을 못 찾게 되면, 어떤 동물이 되고 싶으시죠?”
짝을 찾을 수 있는 시간, 단 45일! 그 안에 인생의 반쪽을 찾지 못하면, 무조건 남은 인생을 동물로 살아야 한다. 지금 막 돌싱이 된 데이비드는 그 절체절명의 순간에 ‘랍스터’로 살고 싶다고 한다. 푸른 피를 지닌 랍스터는 100년을 넘게 살고, 평생 번식을 하기 때문이라며. ‘솔로’인 자는 격리되어 커플이 되든, 동물로 살든 선택해야 하는 가혹한 세상을 그린 영화 <더 랍스터, 2015>의 비정하면서도 피식 웃음이 터져 나올 수밖에 없는 대목이다.

 

침대에서의 키스 – 툴루즈 로트렉

 

매년 2월 14일은 솔로들의 텅 빈 마음을 쿡 찌르는 날이다. 낭만이 넘치는 발렌타인데이, 누군가는 ‘데이트와 초콜릿, 선물’이라는 쓰리 코스 메뉴를 맛볼 로맨틱한 날을 보낼 것이다. 하지만 이 모든 상황을 강 건너 불구경하듯 관망해야만 하는 이들도 있다. 그나마 위안은 좀 서럽긴 해도, 짝이 없어 형벌을 받거나 하루아침에 랍스터가 될 리 없는 자유민주주의 국가에서 살고 있다는 사실일 것이다.

 

이러니저러니 툴툴거렸지만, 그래도 사랑은 참 좋은 것이다. 지금 전 세계가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때문에 난리인 이 시국에 어떻게 사랑 타령이냐 싶어도, 세상에 사랑만큼 좋은 게 없다. 톨스토이가 아름다운 한 편의 스토리로 풀어냈듯, 사람은 사랑 하나로 살고, 그 사랑이 없어서 죽기도 한다. 아마 세상이 쫄딱 망한다 해도 결국 사랑만이 남지 않을까? 그러니까 꼭 사랑을 해야 한다.

 

chocolate

 

발렌타인데이에 연인에게만 초콜릿을 줘야 한다는 구닥다리 같은 생각은 접어두자. 사랑받는 세상의 모든 이들이 초콜릿을 받을 자격이 있다. 그렇다고 초콜릿 한 조각에 어떻게 벅찬 사랑의 마음을 다 담을 수 있단 말인가! 그럴 땐 메시지가 최고다. 진실한 마음이 담긴 몇 자의 글로도 훨씬 더 풍부한 사랑의 표현을 할 수 있다.

 

Wedding Couple

 

사랑의 기운으로 가득 찬 이 봄날에, 사랑을 써 내려가 보자. 단편 시부터 연재소설, 대서사시까지! 어떤 장르여도 좋다. 마음을 전하고픈 이에게 내 사랑 이야기로 울고, 웃고, 구르게 할 수 있다면!

 

“사랑을 쓰려거든 카드에 쓰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