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노보노’, ‘뽀로로’와 친구들 이야기를 보다보면 굳이 어린 아이가 아닌 어른들까지도 소소하게 웃음이 나거나 고개를 끄덕거리며 수긍할 때가 많다. 결국 세상은 더불어 사는 관계 속에서 웃고, 울고, 화내고, 화해하며 삶을 배워나가는 듯하다. 동물 주인공과 친구들 이야기는 작은 세상이자 조직인 것이다. 이런 구조로 이야기가 전개되는 것들은 언제나 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게 되는데, 그 원조가 될 만한 것이 바로 <피터래빗과 그의 친구들>이다. 푸른 베스트를 입고 있거나 빅토리아풍의 드레스를 입고 있는 토끼 그림은 주변에서 쉽게 볼 수 있다. 100년이 넘은 동화책의 주인공이라는 사실 조차 모르는 이들도 있을 것이다. 아이들 물컵이나 접시는 물론 도자기로 만들어진 식기부터 세면도구, 담요부터 문구에 이르기까지 그 종류도 다양하다.
이 일러스트는 사실 150년 전, 영국의 부유한 여인의 용기를 내어 세상에 자신의 꿈과 상상을 담은 책에서 시작되었다. 19세기 영국, 런던에서 태어난 비아트릭스 포터(Beatrix Potter)는 자신의 가정교사인 애니 무어의 아들에게 그림 편지를 주면서 일러스트 작가로 시작하게 된다. 17세기 산업 혁명 이후이자 20세기 세계 대전 이전의 영국은 귀족이 아닌 산업혁명으로 자산가가 된 사람들에겐 평화로운 시기였다. 1886년 랭커스터 면화 목장을 하는 부호의 딸로 태어난 그녀는 그저 귀족이나 상인에게 시집을 가서 토끼 같이 귀여운 여인으로 평생 살아갈 수도 있었다. 그러나 꽃과 동물 등 자연에 관심이 많은 그녀는 어린 시절부터 옷을 입은 동물들을 그리기 시작했고, 실제로도 토끼와 고슴도치 등을 키우기도 했다.

베아트릭스 포터 Beatrix Potter
작은 시골 농장과 숲속, 토끼 가족과 그의 친구들 이야기는 실제로 그녀가 키우던 토끼인 피터와 벤자민에서 따오게 되었고, 결국 소소하고 재미있는 피터래빗 이야기는 이제 전 세계 24개 언어로 번역 출간되고, 그림 동화 23권 시리즈까지 구성되며 1억부 이상 판매고를 올리며 전 세계 사람들의 사랑을 받게 되었다.
소소하게 편안한 삶을 살 수 있는 것을 마다하고 용기를 내어 세상에 자신의 꿈과 상상을 펼쳐 보였던 베아트릭스 포터는 자신의 동화 속 배경이 되었던 레이크 디스트릭트에 공장들이 들어서는 사실을 알고 모든 재산을 털어 그 지역을 구입한다. 그리고 평생을 아름답게 가꾸던 레이크 디스트릭트 Lake District는 관광지가 될 정도로 유명하게 되었는데, 77세로 세상을 떠날 때에도 14개의 농장과 20채의 주택, 4000에이커의 땅을 자연보호 민간단체인 내셔널 트러스트에 기증해 현재까지 수많은 관광객의 발길이 끊이지 않는다.
플롭시, 몹시, 코튼테일이라는 세 마리 토끼와 엄마 토끼와 살고 있는 피터래빗은 오솔길이나 들판을 지나 엄마가 절대 가지 말라고 하는 맥그레거 아저씨네 정원에 들어가 사고를 저지른다. 작고 사소한 유혹 속에서 저지른 행동과 반성하는 모습들이 흡사 우리 어른들의 이야기 같다. 그래서인지 작은 시골 농장, 숲속 배경으로 주인공 피터 래빗과 친구들이 엮는 <피터래빗>은 어른들이 읽는 세계 문학 컬렉션 시리즈에 당당하게 올라 있다.
세상에서 가장 유명한 토끼를 탄생시킨 비아트릭스 포터가 탄생한지 150년이 된 지난해에는 전 세계 수 많은 도시에서 피터래빗 전시가 개최되었다. 또한 2018년도에는 스크린에서도 <피터래빗>을 볼 수 있게 된다.
당대 최고의 일러스트레이터이자 동화 작가, 또한 최고의 버섯 학자였던 비아트릭스 포터. 그녀는 진정으로 자연과 삶을 사랑하는 이 시대 최고의 여성 중에 한 사람이다.
Peter Rabbit Official Trailer #1 (2018) Margot Robbie, Daisy Ridley Animated Movie HD
참조 베아트릭스 포터와 피터 래빗의 공식 홈페이지 http://www.peterrabbit.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