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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 Oriental Cherry Blossom

분류/ 장미과
한국어/ 벚꽃
문화어/ 벗꽃
영어/ Cherry Blossom
꽃말/ 절세미인, 순결

예전에 <사쿠라 나무 아래서>라는 일본 소설책을 읽은 적이 있다. 내용은 모녀가 한 남자를 같이 사랑한다는 다소 아침 드라마 같은 내용으로 꽤나 인상적이었다. 사실 인상적이었던 것은 내용 때문은 아니다. 시신을 묻은 벚나무가 피로 물들어 더욱 붉게 벚꽃이 폈다는 전설을 말하던 주인공은 딸과의 애정싸움을 견디다 못해 스스로 벚나무 아래서 목숨을 끊었다. 그리고 그 책의 표지는 벚꽃 나무가 매우 그로테스크하게 아름다워 인상적이었다.

ito yuhan (1882-1951) castle and cherry blossoms

버스커버스커의 ‘벚꽃 앤딩’은 언제 어느 때 들어도 가슴이 벅차오르게 희망차다. 콧구멍으로 환한 빛이 들어오는 것이 정말 제대로 된 봄노래이다. 그러나 <사쿠라 나무 아래서>와 같은 기괴한 아름다움을 지닌 벚꽃 느낌도 있다. 마치 불꽃과 같이 마지막으로 타버리기 직전의 불길이 가장 강렬한 것처럼 벚꽃은 시들기 직전이 가장 화려하다.

FLORAL FAVORS, general greetings

 

그래서일까. 바비큐에 사용되는 훈연 목재로 벚나무는 최상급이라고 한다. 아름다운 벚나무와 다소 어울리지 않지만 관상용만이 아닌 기능성도 높은 나무이다. 벚꽃 차도 그렇고, 열매도 그렇고. 한국어로는 벚꽃의 열매는 버찌이다. 검고 앵두보다 작고 맛은 시고 씁쓸하다. 그러나 영어로는 똑같은 Cherry이다. 일반적으로 우리가 먹는 체리는 식용으로 재배된 것이다.


보통 일본 국화를 벚나무라고 생각하는데 정해진 일본 국화는 없다고 한다. 일본 황실을 상징하는 꽃은 국화菊花이고, 일본 내각을 상징하는 문양은 오동나무다. 벚꽃이 일본을 상징하게 된 계기는 확실하지 않으나 100엔짜리 동전에도 들어간 걸 보면 국화로 오해 받을 만도 하다.

陶冷月 1977年作 梅花图

사실 우리나라는 예로부터 ‘매, 난, 국, 죽’을 더 사랑했다. 중국의 영향을 받아서도 있겠지만 벚꽃 보다는 매화였다. 물론 매화도 벚나무의 일종이다. 그렇다고 해도 벚나무가 일본 태생이지만은 않다. 많은 학자들이 그 DNA를 찾아 학설을 내세우며 자기 나라를 우선으로 하지만 대한민국 태생의 아름다운 벚꽃도 많다.

흔히 볼 수 없는 ‘수양 벚나무’는 마치 수양버들마냥 아래로 축축 쳐져 장관을 이루는데 일본보다는 한국에서 찾아 볼 수 있다. 특히 2007년 미국 농무부(UDCA)에서도 인정한 토종 DNA를 가진 제주 벚나무는 그 모습이 듬직하여 국내에서도 토종 벚나무로 활성화시킬 모양이다. 국립산림과학원이 제주 벚나무를 어미나무로 하는 가로수 보급을 위해 2015년부터 보급기지로 하여 1만 그루 이상을 증식하여 2022년부터 제주도를 시범지역으로 시작해 확산시킬 예정이라고 한다.

사실 여의도나 진해의 벚나무는 일본산이다. 그런 이유로 자주 논쟁에 휘말릴 때도 있지만 엄청난 관광 수익을 얻게 해준 장본인이기도 하다. 일본산 벚꽃이어도 그 아름다움을 만끽하기 위해 대중은 봄이 되면 겨울을 털어버리는 의식처럼 모여든다. 그런 와중 2014년에는 여의도 벚꽃이 몇 그루 통째로 베어진 사건도 일어났다. 의유인 즉 수많은 사람들이 일본 벚꽃의 영향을 받는 모습을 더 이상 지켜 볼 수 없다는 애국심이 투철한 남성이 저지른 일이었다. 물론 처절했던 식민지를 생각한다면 일본 벚꽃을 보며 일본 문화에 젖어드는 젊은 세대가 억장이 무너질 수 있을 것이다. 그러나 그저 오랜 세월을 의연하고 아름다운 모습으로 꽃을 피우고 지는 벚꽃 나무들로는 억울할 수도 있을 것이다.

Chinese plum blossom painting & Chinese bird painting

자신이 타고 난대로 아름답게 서 있고, 오랜 시간들을 살아가는 나무로서는 인간의 편견으로 원망을 듣고, 미움도 받고, 사랑도 받는 것이 서글플 때도 있을 것 같다.

참조 <두산백과>, <네이버백과>